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2일 농협중앙회가 1조2000억원에 이르는 농업인들의 농기계부채를 해결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농협이 1조2000억원의 농기계 부채를 일괄 해결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정 장관은 이날 서울 충정로 농협중앙회를 방문,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현재 농업인들의 농기계부채가 1조2000억원에 달한다”면서 “한해 1조2000억∼1조3000억원의 흑자를 내고 있는 농협중앙회가 농민들에게 이익을 나눠주는 차원에서 이 문제를 꼭 해결해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농협 측은 “정부와 농업인들의 여론을 적극 수렴해 최대한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면서 “정확한 농기계 부채 현황 파악이 마무리되면 정부와 구체적 지원 형태나 기준 등을 논의해 이달 말쯤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채 해결 방안으로는 농협이 빚을 일부 또는 전부를 갚아주고 농업인들의 농기계를 인수한 뒤, 이를 경영자의 관점에서 적시적소에 임대해주는 방식이 검토될 전망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농협에 농업인들의 농기계 관련 부채의 일괄 청산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이 많다. 정 장관이 1조원이 넘는 순이익 규모까지 거론했지만 법적으로 손을 댈 수 없거나 쓸 곳이 정해진 돈이 많기 때문이다.

정 장관은 “농협이 현재 신용사업에서 돈을 벌어 경제사업 손실을 메우고 있는데 앞으로 계속 신용 쪽에서 1조∼2조원의 흑자가 보장되는 것도 아닌 만큼 신용이 적자가 나더라도 경제는 흑자를 낼 수 있는 구조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