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임배추 10㎏ 400상자 거래가 성립됐습니다.”

20일 서울 가락시장 대아청과 배추경매장에서 절임배추 초매식이 열렸다. 이날 경북 안동 서안동농협과 경기 파주 북파주농협에서 출하한 절임배추 6.8t이 중도매인들에게 팔려 나갔다. 농협유통센터 등을 통해 대부분 판매되던 절임배추의 도매시장 유통이 시작된 것이다.

이정수 대아청과 사장은 “절임배추가 도매시장에서 거래됨으로써 대량거래가 가능해졌을 뿐 아니라 소비자들에게도 좀더 싼 가격에 절임배추를 공급할 수 있게 됐다”며 “초기에는 판로 확보에 어려움이 적잖겠지만 중도매인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거래에 참가한 심은식 흥국농산 대표도 “일반배추보다 절임배추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절임배추를 구매하게 된 것”이라며 “기존 거래처뿐 아니라 시장을 찾은 고객들에게 적극적으로 판촉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 등 절임배추를 생산하는 산지 가공공장들의 기대도 적지 않다.

김용언 서안동농협 풍산김치가공공장장은 “그동안 절임배추는 농협 하나로클럽을 통해서 김장기간 동안 대부분 판매가 이뤄지는 등 판로가 한정되고 판매기간이 짧아 안정적인 판매가 어려웠다”며 “도매시장이 절임배추 판매에 뛰어든 만큼 판로가 확대되고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소매점포들이 절임배추를 취급하도록 유인하기 위해서는 기존 판매처보다 싼값에 공급이 이뤄져야 하지만 원가가 거의 정해져 있는 절임배추의 특성상 공급단가 인하가 쉬운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게다가 생산부터 마지막 소비단계까지 냉장유통을 해야 하는데 시장의 주고객인 소규모 소매업자들이 냉장판매를 위한 비용을 부담할 수 있을지도 문제다. 아직은 소극적인 중도매인들의 태도나 저온경매시설 등 시장의 시설현대화도 앞으로 넘어야 할 산으로 지적되고 있다.

농산물 유통전문가들은 “단기간에 성과를 내려고 하다 보면 오히려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며 “소비자에 대한 홍보강화와 판로개척 등의 노력을 꾸준히 장기간에 걸쳐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