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수탁계약재배 활성화 ‘온힘’
정부, 참여농가 정책 우대·미곡처리장 매입자금 추가배정
정부는 올해 쌀시장 안정을 위해 새로 시작하는 벼 수탁형 계약재배 시범사업 시행지침을 확정하고, 정책 지원을 집중키로 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20일 기존 벼 수탁매입 방식과 미곡종합처리장(RPC)의 벼 계약재배방식을 결합한 ‘수탁형 계약재배 시범사업’ 시행지침을 확정하고 26일까지 지역별 신청을 받아 사업자를 선정, 올가을 수확기부터 사업을 본격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기존 매취방식으로는 수확기 풍흉에 따라 쌀값이 급등락하는 한계를 벗어날 수 없다고 보고 대안으로 2006년부터 수탁매입제를 추진해 왔으며, 올해는 계약재배와 결합한 수탁형 계약재배로 개편해 시범사업을 실시하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제도 활성화를 위해 사업 참여 경영체에 정책적 지원을 집중할 방침이다.
먼저 사업에 참여하는 들녘별 경영체는 각종 정책사업에서 우대하고, 사업자로 선정된 RPC에는 기존 벼 매입자금 외에 수탁형 계약재배 벼 매입자금을 추가 배정(들녘규모 150㏊당 14억원 수준)한다. 또 시범사업 우수RPC에 대해서는 차기 자금 배정시 우대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공공비축미 산물벼 배정 및 정부쌀 공매시 물량 배정 우대, 농기계은행사업 선정시 우대 등 다양한 지원책을 준비해 놓고 있다.
이를 통해 2020년까지 50㏊ 이상 2,832개의 대규모 들녘경영체를 사업에 참여시켜 총 45만㏊ 규모의 수탁형 계약재배 체계를 구축, 수확기에 수탁매입이 쌀시장을 주도하도록 해 쌀시장 불안을 해소하고 수급안정을 이뤄 나간다는 복안이다.
이에 대해 양곡업계 및 양정 전문가들은 만성적인 쌀값 불안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대안으로 수탁형 계약재배에 초점을 맞춘 정책은 바람직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쌀 수탁제 활성화에 필수적인 생산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낼 만한 구체적인 유인요인이 미흡하다는 점에서 산지 생산자들의 사업 참여가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이정환 GS &J인스티튜트 원장은 “쌀 수탁제는 쌀시장 안정을 위한 필수적인 제도”라며 “다만 제도가 조기에 정착되려면 정부가 한시적으로 역계절진폭 발생시 참여농가(경영체)의 손실을 보전해 주는 대책이 필요하며 농가들도 쌀 수탁제 취지를 감안해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수탁형 계약재배사업=정부가 지정한 일정 규모 이상의 들녘별 경영체가 계약재배약정을 체결한 미곡종합처리장에 벼값의 일부만 받고 벼를 맡긴 다음 나중에 쌀(벼)가 팔린 뒤 나머지 금액을 받는 거래방식이다. 생산자와 RPC간 쌀값 변동에 따른 이익과 위험을 분담하는 유통시스템으로 호주와 일본 등에서는 일반화된 쌀 판매방식이다.
<농민신문> 이경석 기자 kslee@nongm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