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 노균병이 최근 주산지를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어 농가 피해가 우려된다. 더구나 올해는 병을 일으키는 포자가 예년보다 열흘이나 일찍 형성된 것으로 관찰돼 방제에 비상이 걸렸다.

노균병은 대표적인 양파밭의 연작장해 중 하나로, 발병하면 양파 잎에 엽록소가 없어져 누렇게 변하고 끝내 식물체가 말라 죽는다. 잎이 닭발이나 꼬챙이처럼 가늘고 딱딱해진다고 해서 ‘닭발병’또는 ‘꼬챙이병’으로 불리기도 한다. 증상이 비슷해 ‘잿빛곰팡이병’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도 있고, 안개가 자욱하게 낀 다음날 많이 발생한다는 이유로 ‘안개병’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일부에서는 잎에 노균병 포자가 짙게 밀집돼 있는 것을 보고 ‘그을음병’이라고도 한다.

부르는 이름이 다양한 만큼 방제약제도 다수 개발돼 있다. 지난해 현재 33개의 적용약제가 등록돼 있다. 그럼에도 최근 병 발생이 줄지 않고 외려 늘고 있어 전문가들이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목포출장소에 따르면 병을 일으키는 포자 형성이 예년에 비해 열흘 정도 빠른 3월20일에 관찰됐다. 최인후 목포출장소장은 “이 병은 15℃ 정도의 평균기온에 이슬과 물방울이 많은 환경에서 잘 발생하는데 최근의 날씨가 이런 조건에 딱 들어맞은데다, 피해 초기에 다른 병으로 오인한 농가들이 약제 선택을 잘못해 피해를 더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농가들이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방제법이 없는 것도 문제다. 한국양파연구회가 3월27일 개최한 세미나에서는 농가에게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시키고 빠르고 효과적인 검정 및 방제법을 알려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일선 시·군농기센터 등을 중심으로 효과적인 방제경험을 공유하는 등의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