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해 논란을 빚던 왕우렁이가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될 움직임이 다시 일면서 친환경농가들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4월 하순~5월 상순에 강원도 철원군 등 중·북부지역을 대상으로 왕우렁이 월동조사를 벌여 위해성 여부를 종합 평가한 보고서를 환경부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는 이 보고서를 바탕으로 5월 중에 전문가 검토위원회를 열어 생태계 위해성 등급을 재조정한다는 계획으로 전해졌다.

왕우렁이는 지난해 5월 많은 논란 끝에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으나 지속적인 감시와 관찰이 필요한 종’(생태계 위해성 2등급)으로 분류됐다.

따라서 이번 국립환경과학원의 조사가 왕우렁이를 생태계 위해성 1등급, 즉 법정 생태계 교란종으로 상향 지정해야 한다는 환경론자들의 여론을 현실화하려는 사전 조치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왕우렁이가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될 경우 농사에 활용하는 것은 물론 방사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이에 친환경농가들은 왕우렁이에 대한 중장기적인 환경 위해성 평가 없이 단순히 월동 여부만을 놓고 생태계 교란종으로 규정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처사라고 반발하고 있다.

더욱이 왕우렁이농법은 1990년대에 국내에 본격 도입된 이래 뛰어난 잡초 방제효과로 활용면적과 농가수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어, 자칫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될 경우 적지 않은 파장과 농가 혼선이 예상된다. 왕우렁이를 제초 등에 활용하는 재배면적과 농가수는 2000년 179㏊, 307농가에서 지난해에는 4만8,437㏊, 5만2,143농가로 급증했다.

오덕훈 경북 상주시 환경농업협회장은 4월29일 농촌진흥청 농업과학기술원에서 열린 ‘친환경·유기농업기술위원회’에서 “친환경적으로 농사짓는 유기농가들이 마치 생태계를 위협하는 농법을 행하는 것처럼 여겨져서는 안될 것”이라며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하기에 앞서 중장기적인 환경 위해성 평가를 농진청 등 농업 연구기관에서 먼저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병석 농림수산식품부 친환경농업팀장은 “단발성 연구 결과로서가 아니라, 사회·경제적인 여건을 고려해 결정해야 할 사항”이라며 환경부 등과 관련 문제를 협의해나가겠다고 말했다.